
도서명 : 마곡풍경 저자 : 서문순 출판사 : 도서출판 등
세포 속까지 도시물이 들었던 서울 아가씨와 가랏 마을을 떠나본 적 없는 농촌 총각이 만나면서 초보 농부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꽃밭을 만들어보겠다고 마당 한가운데를 파헤치고 시아버님이 가장 아꼈던 텃밭에 심어 논 더덕을, 냄새가 이상하다는 이유로 갓 시집온 새아기가 죄다 뽑아 거름장에 버리고 아욱을 서울에서 본 적이 없어 상추만 빼고 모조리 뽑아버려 그해 아욱은 구경도 못했다는 시어머님까지. 거기에 가장 대형사고였던, 다용도실이 필요해 남편과 시부모님께서 들로 나간 사이 죽을 힘을 다해 부엌의 흙벽을 헌 일 등 그때는 용광로 같은 힘을 주체 못하고 농촌을 알아가는 데 쏟아부었다. 사료 달라는 축사의 소 울음소리와 함께 참새 소리를 알람으로 일어나고 고샅을 기는 달팽이와 민들레를 보며 여전히 흙의 맛을 배워간다. 용광로는 예전만 못하지만, 들녘의 냄새를 좋아하고 돌 틈에 핀 작은 생명을 눈여겨 보는 여유가 생겼다. 가랏마을에서 일어나는 초보 농부의 삶과 황당한 실수 그리고 휘파람 소리를 세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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