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읽고, 영화와 놀고
나는 영화를 좋아한다.
좋아하는 것과 전문성을 갖추는 것은 전혀 격이 다른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좋아하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영화 관련 식견이 풍부하지는 못하다. 때로는 평범한 관객에 불과하다는 점이 위축될 수도 있는데 그 점이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 한다. 전문성을 위해 피땀을 뿌렸던 문학과 달리 영화는 온전하게 나의 즐거움을 위해서였다고 고백할 정도로 여유롭다. 영화가 나를 흡입시킨다는 고백에는 억눌려왔던 욕망의 해방의지가 있다. 그동안 일탈하고 싶었던 ‘또 다른 나’가 튀어나오는 것이다.
이제 비로소 나를 만날 다양한 준비가 되어 있다. 나는 실패자, 주변 인물 혹은 조연들에게 더 많은 공감과 동일시를 이루곤 하니 그게 ‘나만의 영화 읽기’ 노하우다. 니체의 ‘운명에 대한 사랑’은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 반대 의지를 키울 수 있는 발판을 굳건히 하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그래서 운명에 맞서 싸우다 장렬한 최후를 맞는 고대 영웅도 사랑하지만, 그보다는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근현대인)을 더 사랑한다. 재주도 없고 평범한 사람으로서 품격 있게 살아가는 유일한 방식이 운명에 대한 사랑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또 하나, 나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다행스럽다. 여성으로 느꼈던 불평등과 차별을 통하여 인간 평등과 해방 의지를 키우는 힘이 되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020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そして父になる
좋은 아버지라고 착각하는 젊은 아버지를 위하여
026 『토이 스토리4』 Toy Story 4
아들·딸과 함께 나누는 동심
031 『행복 목욕탕』 her Love Boils Bathwater
목욕탕에서 만나는 행복의 의미
036 『남편이 우울증에 걸렸어요』 ツレがうつになりまして
깨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041 『인생은 아름다워』
인생은 아름답다고 믿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045 『미나리』
가족이 함께 보면 더 좋은
052 『이장 (移葬)』
괜찮다, 괜찮다
057 『어웨이 프롬 허』 Away From Her
곰이 산을 넘어요
2부 가족의 얼굴
062 『인어공주』
부모의 스무 살 꿈과 사랑 그 풋풋함으로
066 『가족의 죄』 Crimenes de familia
세 명의 여인이 한 명의 남자로 인해 당하는 고통
072 『중앙역』 Central do Brasil
둘은 그렇게 서로를 의지하며 세상 끝 먼 길에 도달한다
077 『고령화 가족』
콩가루 집안의 따스하고 아름다운 속정
083 『말임 씨를 부탁해』
돌봄의 의미
089 『장수상회』
삶과 죽음의 시간, 우리는
3부 가족이지만 불편한
096 『우리집』
아주 가끔 화목한 ‘우리집’입니다만
102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El Laberinto del Fauno Pan’s Labyrinth
‘판’이라 불리는 상상력의 괴력자
107 『죽여주는 여자』
노인의 성과 죽음으로 사유하는 영상
111 『꾸뻬씨의 행복 여행』
Hector and the Search for Happiness
행복은 능력이고 권리이며 의무라는
116 『당갈』 Dangal, wrestling competition
절박한 꿈은 시대적 편견과 장벽을 뛰어넘는 무기
120 『아이들은 즐겁다』
아이들의 존엄을 설득력있게 그려낸 영화
124 『마틸다』 Matilda
어른과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4부 가족과 나
130 『기생충』
제목의 의미를 곱씹으며 보는 영화
139 『샬롯의 거미줄』 Charlotte’s Web
기적은 동물들과 인간이 소통할 수 있는 마음
143 『미안해요, 리키』 Sorry We Missed You
택배 노동자의 애환을 담은 영화
149 『나, 다니엘 블레이크』 I, Daniel Blake
인간적 존중을 요구한다
154 『돈 룩 업』 Don’t Look Up
6개월 후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159 『벌새』
그 날갯짓을 응원한다
168 『세 여자』
내 안 폭력의 역사를 묻는다
178 『써니』
내 삶의 주인공이 되기 위하여
183 『쉘 위 댄스』 Shall we ダンス(Dance)?
인생도 사교춤과 마찬가지이다
5부 영화는 타인의 얼굴이다
188 『스윙 키즈』
거제도 포로수용소와 탭댄스의 기묘한 만남
193 『조이』 Joy
조이, 보통사람이 영웅인 시대를 꿈꾸며
197 『로마』 Roma
1970년대의 표정은 다층적이다
203 『찬실이는 복도 많지』
가난한 예술가의 삶은 어떤 것일까?
207 『탬플 그랜딘』 Temple Grandin
결함 그 자체가 나라고 인정하며
211 『다가오는 것들』 Things to Come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건 가능한가?
218 『남아있는 나날』 The Remains Of The Day
집사의 품위와 인간의 품위
225 『카운트』
이게 은메달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232 『디 아워스』 The Hours
책과 영화와 버지니아 울프가 만나면?
236 『눈 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
‘눈 먼 자들의 도시’와 코로나 팬데믹 사회
241 『비커밍 아스트리드』 Becoming Astrid
가장 힘쎈 아이 삐삐를 탄생시킨 ‘아스트리드’
245 『만다라』
만다라를 만나는 시간
6부
252 『자산(玆山)어보』
죽은 검은 색 흑산(黑山)에서 살아있는 검은 색으로
257 『서편제』
‘한’의 재해석을 위하여
262 『파르바나, 아프가니스탄의 눈물』 The Breadwinner
남장을 하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파르바나
267 『생일』
애기똥풀과 세월호 리본
276 『김복동』
인권운동가 ‘김복동’을 아시나요?
280 『타인의 삶』 Other Life
영화는 여행이다
284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때로는 불편한 영화도 좋다
291 『페르세폴리스』 Persepolis
이란 여성의 자존감을 응원한다
295 『1987』
강산이 세 번 바뀌었다
301 『실미도』
주체의 전멸, 타자 담론의 지옥도
7부
310 『헤어질 결심』
영화로 만나는 영원한 미결사건
323 『세 번째 살인』 三度目の殺人
영화에서 ‘살인’은 발칙한 상상력이다
328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
예술의 세계가 지닌 빛과 그림자
334 『튤립 피버』 Tulip Feve r
인간의 역사는 반복된다
341 『어른 김장하』
돈은 모아두면 똥이 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된다
348 『다음 소희』
영화로 만나는 또 다른 얼굴
355 『와이키키 브라더스』
그때가 내 삶의 하이라이트였어
359 『피로스마니』 Pirosmani
백만송이 장미의 주인공 조지아 국민화가
363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영화가 좋다, 만만(漫漫)해서 좋다
368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육체언어로 새겨지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