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강을 노래하고 싶지 않은가 작가의 말 (서시 序詩)
삶의 詩를 빚으며
(1) 〈그〉는 외길, 현기증이 일고 〈그〉는 아픔, 실밥처럼 톡톡톡 눈물이 터지고 〈그〉는 혼돈, 언어의 빛에 시력을 잃어 헤매이고 〈그〉는 외로움, 슬픈 생애를 나 홀로 써야하지만 〈그〉와 함께 할 때, 비로소 숨쉬는 〈나〉 〈그〉와 함께 할 때, 비로소 경이로운 세상 〈그〉와 함께 할 때, 비로소 느끼는 카타르시스
(2) 詩想에 묻혀 詩語들을 캐고 다듬어 오늘도 우리는 〈그〉에게 가기 위해 마음을 하늘에 걸어놓고 이 세상, 휘휘 돌며 빈 몸으로 살며 천상의 것인 詩를 위하여 휘어진 몸, 꼿꼿하게 세워 온 몸으로 삽니다.
시인의 말 詩는 내 삶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마음의 양식이자 신앙이었다. 돌고 돌아가는 길이 평탄치 않을 때 넘어지며 잠시 쉬어갈 때 나는 詩의 길을 따라 뚜벅이며 詩가 나에게 멀어질까봐 가까이 두고 싶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詩를 벼리게 된 동기는 나 스스로 반성하기 위함이며 존재의 언어로, 부딪침과 느낌으로 뼛속까지 내려가 내 영혼의 깊은데서 시어의 울림을 길어 올려 어떤 깨달음이 나를 지금 시간의 미학에 머물게 한다. 시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지나쳐 詩人의 길을 걷고 있듯 내 인생의 행로에는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하며 實事求是적 객관적 합리론에 입각한 삶이고저 詩人의 길은 파도를 멈추는 것이 아닌, 파도타기를 배우며 관계의 절정은 서로의 다름을 인지하고 함께 노 저어가는 리듬에 맞춰 人生은 詩가되고 노래가 된다.
내 삶의 행간에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수많은 사연의 편린片鱗들을 늦기 전에 깨달으며 삶의 여정이 어느 목적지에 이룰지는 알 수 없지만 지난날을 돌아보며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여 두 번째 시집을 세상에 내려놓는다. 마음이 가벼워진다.
좋은 인연 모든 분들께 아름다운 길이 길 바란다. 내 삶의 봄날 같은 북한산자락에서 2024년 5월 如草 허광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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