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명 : 서예가ㆍ작가 임영모의 한국사 다시 보기

◎ 머리말

“이놈의 국사 공부를 하지 않겠다. 커서, 내 마음대로 공부할 수 있을 때, 그때 제대로 하겠다.” 그러고서 국사 교과서를 덮다시피 했다. 시험은 봐야 하는데, 다행히도 객관식 문제 찍기로 영점 맞은 건 없었다. 고등학교 입시에서는 국사 과목이 빠졌다.

시골 작은 중학교에서 쥐콩만 한 어린놈이 어떻게 이런 엉뚱한 생각을 했을까? 반만년 역사, 자랑스러운 민족의 자긍심을 가져야 할 텐데,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천박하고 비참하기만 한 민족으로 몰았고, 국사책이 국사책이 아니라 ‘조상 욕하는 책’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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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뒤 나라가 두 동강이 나더니 참혹한 전쟁까지 일어났다.

(고)조선이 일어서고 5000년이다. 고리(고구리) 땅 전체를 다 먹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지 1300년이 넘었다. 그 오랜 세월을 한 민족으로 살아온 대한민국이 반 쪼가리로 나뉘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원통하다는 듯 으르렁거리며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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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일본이나 차이나보다 다 큰 국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남북이 통일하면 된다. 반 쪼가리들로서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들의 놀림감만 된다. 또한, 언제 그들의 침략을 받아 나라를 빼앗기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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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난 IQ와 신체 조건을 가진, 가장 부지런한 우리 민족이다. 발달한 의성어(擬聲語), 의태어(擬態語)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예술성이 뛰어나다. 땅덩어리가 좁고 척박하다고 애석해할 필요 없다. 척박한 덕분에 별의별 것을 다 먹어 영양으로 삼는 후성유전(後成遺傳)의 복을 누린다. 산과 강, 들판이 어우러져 최고의 자연환경을 이루고 있다. 지진이나 태풍, 화산 폭발도 피해 가려 애를 쓴다. 흐르는 물이나 지하수를 마음 놓고 마실 수 있는 유일한 나라다. 물만 잘 관리해서 팔아먹고 살아도 배 두드리며 살 수 있다. 그뿐인가? 세계적인 강대국들이 우리나라를 에워싸고 보초를 서며 지켜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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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말 중에서)